휴대폰 너머 들려오는 소리 상해로 출장을 와서 청이 제 여인을 못 본 지도 열흘이 넘어간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을 땐 견딜 수 있었던 그리움이 일이 한산해지자 봇물 터지듯 밀려와 하루 종일 휴대폰만 붙잡고 있게 만들었다. 가는 연락이 없어도 오는 연락이 있을 줄 알았던 청의 생각과 다르게, 여인에게서 전화는 없었다. 당연히 먼저 전화를 하면 될 것을 재헌이 그러지 말란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느니 다 헛소리로 넘겨야 할 말들이 묘하게 청의 귓가에 남아 애꿎은 휴대전화 액정만 지문이 닳도록 쓸고 있다. "에이 씨빠." 휴대폰을 던져 놓고 담뱃갑에 딱 하나 있는 돛대에 불을 지폈다. 담배의 불순한 찌꺼기들이 폐부에 그득 차도록 빨아 마시고, 한숨 쉬듯 뱉어낸다. 이 상황을 보면 분명히 뭐라 할 여인의 잔소리가 없어..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