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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

이사님은 가만히 계세요

여자는 중구의 다리를 발로 열심히 애무 중이었다. 새빨간 하이힐은 주인 없이 내팽개쳐져있다. 꼭 원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여자의 발이 주는 쾌락이 조금 더 커질 때마다 중구의 미간은 찌푸러졌다.

 

"씨발."

 

낮게 욕지거리를 뱉은 중구는 지금 제 비서에게 베풀었던 호의가 이런 식으로 돌아오는 게 나쁘진 않았다. 밥상머리에서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늘 조용하고 고상한 계집애가 이렇게 한순간에 바뀌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밖에서 밥 한 번 더 먹었다간 일 치르겠다싶어 중구는 다리를 꼬았다. 그런 중구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다시 슬금슬금 중구의 다리를 찾아 발을 놀린다. 더 이상 못 참겠는 중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상훈과 여자의 눈이 따라 움직인다. 상훈은 갑자기 일어난 중구를 보며 안절부절못하였고, 여자는 야릇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와."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여자는 조금 더 깊은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바라던 때가 온 듯. 상훈은 레스토랑을 빠져나가는 두 사람을 멍하니 보며 자리를 지켰다.

 

 

 

***

 

 

 

중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잠자코 있었다. 머릿속에 가득 찬 어떤 것들을 정리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여자는 그저 그런 중구를 보고만 있었다. 띵-하고 엘리베이터가 지하에 도착하자 여자의 손을 끌며 중구가 주차되어있는 차까지 끌고갔다. 새빨간 하이힐이 또각또각 거리는 소리가 주차장 안을 채운다.

 

"너 미쳤어?"

 

"이사님은 이런 거 안 좋아하시나 봐요?"

 

또각또각. 여자의 발소리가 울려 퍼지고 중구에게 가까워진 여자가 중구의 셔츠 위에 손을 올려 스르륵 쓸어내린다. 끝으로 중구의 셔츠를 잡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다.

 

"전 좀 더 흥분되고. 좋은 것 같은데."

 

그저 미간만 꿈틀거리는 중구의 목덜미를 문 여자가 웃는다.

 

"지금 당장 하고싶은데. 이사님은.."

 

여자의 다음 말이 무엇 일진 모르겠으나. 중구가 거칠게 여자의 허리를 움켜잡고 제 앞으로 당겨 입을 맞추었다. 여자는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듯 중구의 혀를 따라 움직였다. 호흡이 가빠도 상관없이 중구에게 매달려 거친 키스를 받아낸다.

 

"미친년"

 

"하아..."

 

가쁜 호흡을 고르던 여자가 웃으면서 중구의 귓가에 속삭인다.

 

"그 말을.. 이사님한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고 하면 계속 해주실 거예요?"

 

"하. 이런 미친년을 봤나."

 

제 아랫도리를 자극하는 손을 붙잡고 차 안에 태웠다. 뒷자석에 여자를 밀어부친 중구가 여자를 아래에 가두고 셔츠의 단추를 뜯어버린다. 여자는 중구의 머리칼에 손을 집어넣어 살짝씩 잡아 당기며 야한소리를 뱉었다.

 

"하아.. 이사님.. 제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하읏.."

 

중구는 제 셔츠 단추도 뜯으려 했지만. 여자가 중구의 셔츠 단추에 손을 먼저 댔다. 중구를 제 아래로 깔아두고 여자가 천천히 중구의 단추를 풀었다. 답답한 마음에 중구가 욕을 내뱉어도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저번에 이사님이. 사무실에서 어떤 여자분이랑 하는 거 봤어요."

 

중구는 그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 잠깐 생각에 빠졌다. 어느 년인지 분간이 안 간다.

 

"너무 깊게 생각 안하셔도 되요."

 

여자가 중구의 뺨에 손을 대며 생각에 잠길 중구를 불렀다. 아직 셔츠 단추는 반도 안 풀려있었다. 느릿느릿 한 여자의 움직임에 중구는 갈증이 났다.

 

"제가 더.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중구의 웃음에 여자가 단추를 풀던 손을 멈추었다.

 

"니가 어떻게 날 기분 좋게 해 줄 건데."

 

"글쎄요.."

 

가슴까지 풀어진 셔츠 속으로 여자는 속을 집어넣어 중구의 갈색 젖꼭지를 잡아 비틀었다. 인상을 쓰는 중구를 보며 웃는다.

 

"제가 기분 좋게 해드리면. 섹스는 저 하고만 하셔야 해요."

 

"니가 어떻게 할 건데."

 

여자가 고개를 숙여 중구의 젖꼭지를 물었다. 잘근잘근 거리는 것에 중구가 낮은 신음을 뱉는다. 혀로 유륜을 따라 움직이고, 간간이 혀가 꼭지를 핥았다. 간지러운 자극에 중구가 여자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여자가 의아한듯 중구를 살피다, 찡그린 얼굴을 보고 웃는다.

 

"아직 멀었어요. 이사님은 가만히 계세요."

 

셔츠 단추를 더 풀려던 손이 버클로 간다. 버클을 풀고, 바지 지퍼를 내린 후. 부푼 것을 쓸어준다. 눈은 중구와 맞추고 있었다. 중구는 여자의 눈에 번들거리는 색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여자의 눈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러면서 그동안 어떻게 참았나 몰라."

 

"참느라 꽤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회사에선 얌전한 척하더니.. 읏.."

 

"원하시면 사무실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검은색 브리프를 아래로 끌어내려, 중구의 것을 입안으로 넣은 여자가 오물거린다. 중구의 큰 손이 여자의 머리통을 잡는다. 저절로 앓게 되는 소리를 중구가 내뱉자 여자가 만족한 듯. 중구의 허벅지를 주무른다. 입속의 것이 커질 때마다 중구의 허벅지를 주무르던 손이 멈칫거린다. 중구는 그런 여자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

 

"굶주린 암캐처럼 달려들 땐 언제고. 힘들어?"

 

중구는 제 물건을 입에 문 채 힘들어하는 여자를 보며 킬킬 웃었다. 여자는 기분이 상했는지 중구의 것을 콱 물었다. 그 쩌릿한 느낌에 중구가 욕을 내뱉는다.

 

"이사님이 욕하는 게 좋아요."

 

"발정 난 년 마냥 왜 이래."

 

"이사님이 너무 섹시해서 그래요."

 

"미친년."

 

중구는 여자가 하는 칭찬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웃음을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었다. 피식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이 여자에게 들키고 여자가 중구 위에서 웃는다.

 

"그리고 꽤나 귀엽죠."

 

중구가 욕지거리를 뱉기 전에 여자가 제 스타킹을 아래로 내리려고 한다. 중구는 제 손으로 여자의 치마를 들어 올리고 스타킹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하얀 허벅지를 주물럭 거리는 손을 느끼는 여자가 얕은 신음을 뱉는다.

 

"하아.. 이사님.."

 

여자가 목을 뒤로 젖히며 신음을 뱉는 여자를 보며 당장 박고 싶단 충동이 들었다. 드러난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자 그 손위로 여자의 손이 덮어진다.

 

"잠깐만...흐읏.. 이사님..!"

 

"잠깐이 어딨어."

 

중구가 웃으며 계속 여자의 가슴을 주무르자 여자가 허리를 비틀며 앙앙거린다.

 

"하.. 하지마세요.. 제가.. 흐앗.."

 

"니년이나 가만히 있어."

 

중구가 여자를 제 아래로 두고 가슴을 빨았다. 여자가 헉하고 숨을 들이켜며 중구의 등을 팡팡 때린다. 여자는 제가 중구를 애무하고, 애타게 만들고 싶었었다. 이렇게 반대로 되는 게 싫진 않았지만. 여자는 제가 하고 싶었다.

 

"넌 내 밑에서. 그냥 울면 되는 거야."

 

"하악.. 이사님.."

 

"천하의 이중구 앞에서 당당한 니년이 우는게 내가 보고싶거든? 거 잘 울어봐."

 

중구는 여자의 다리를 벌리게 하고 그 가운데에 얼굴을 박았다. 야살스럽게 춥춥거리는 소리와 여자의 교성이 차안을 채운다.

 

"소리는 니가 낫네."

 

"하앙.. 이사님.."

 

"니가 내 기분을 좋게 해줘?"

 

중구가 코웃음을 치며 제 물건을 잡고 여성의 입구에 들이민다. 여자가 움찔거리자 중구가 끌어안으며 여자의 안을 채운다.

 

"아!"

 

"내가 니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거겠지 이년아."

 

중구가 여자를 끌어안은 채 속도를 올린다. 여자는 중구에게 꼭 안겨서 그 움직임을 따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여자는 그저 중구를 끌어안고 앙앙 울어주고 있었다. 중구는 그 울음에 보답하려는 듯, 더 거칠게 허리를 놀린다.

 

"으앙..! 이사님.. 하악.. 하.."

 

"윽.."

 

강하게 제 것을 조이는 것에 중구가 웃는다.

 

"니년이.. 읏.. 좀 더.. 잘 조이는 것도 같고.."

 

"흐응.."

 

여자가 조금 더 꼭 맞게 조이자 중구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여자는 중구의 신음에 만족하곤 더 꽉 끌어안았다. 중구가 여자의 엉덩이를 찰싹하고 때리며 욕을 내뱉는다.

 

"아! 하아.. 이사님.. 흐읏.."

 

"왜."

 

"하으.. 원래.. 악!"

 

중구는 느릿하게 움직이던 것에 속도를 다시 올렸다. 여자의 입을 막으려던 건 아니었지만, 상황은 그렇게 되었다. 여자는 할 말을 미쳐 못 하고 그대로 다시 앙앙 거리며 울었다. 몇 번 그렇게 큰 움직임이 오갔을까. 중구는 번들거리는 제 물건을 밖을 빼내었다. 여자의 배위로 중구의 것이 뿌려지고 여자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원래 뭐."

 

"하.. 원래 제가.. 맞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하.."

 

"맞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뭐."

 

"이사님이 때리는 건. 흥분돼요."

 

"니년이 제대로 미쳤구나."

 

"이사님한테 미친 걸로 해둬요. 이사님 말고 다른 남자는 별로니까."

 

여자가 중구의 뺨에 입을 맞추며 웃었다.

 

"근데. 이사님꺼 진짜 크네요."

 

"아. 이 미친년. 니년이 이렇게 미친년인 줄 알았으면..."

 

"안 뽑으셨을 거예요?"

 

말을 못하는 중구를 보며 여자가 중구의 재킷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뜯어진 셔츠 위에 입었다. 중구는 그런 여자의 행동을 어이없게 보고만 있는다. 꿈틀거리는 눈썹이 뭐 하는 거야?라는 말을 대신해주고 있다.

 

"제가 미친년이었어도. 저 뽑으셨을 거잖아요."

 

여자는 반쯤 벗겨진 스타킹을 그냥 벗었다. 치마는 고쳐 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제가 회사일도 잘하고. 밤일도 잘하니까. 회사에서 한 번, 침대에서 한 번 해볼까요?"

 

"계집애 입에서 밤일이 뭐야. 아나 이 우아한 년."

 

"제 셔츠 단추. 뜯으셔서. 재킷은 내일 돌려드릴게요. 내일 회사에서 봬요."

 

여자가 차 문을 닫고 주차장에 걸어나가는 걸 중구가 잡았다. 여자가 의아한 눈으로 중구를 보자 중구가 씩 웃는다.

 

"하실 말씀이라도.."

 

"우리 집에 가지 그래."

 

"네?"

 

"침대에서 한 번. 오늘 하자고."

 

중구가 여자를 끌고 다시 차로 돌아간다. 또각또각 거리던 발소리가 사라지고 내려달라는 여자의 외침만 주차장에 들린다.

 

 

 

***

 

 

 

영고상 아닙니까. 기다리는 상훈이 누가 얼른 구제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