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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

아내의 잠버릇이 자성에게 미치는 영향

자성은 대낮부터 전화를 받지 않는 아내의 부재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한 번도 전화를 제때 안 받은 적 없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 화가 나는 것보다 걱정이 앞선다. 전화를 기다리는 손이 탁탁거리며 혼자 논다. 석무에게 잠깐 외출한다는 말만 한 채 급하게 집으로 차를 몰았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기다리던 아내의 전화는 없었다. 바짝바짝 입이 마르고. 속이 탄다.

 

 

비밀 번호를 누르는 자성의 손가락이 달달 떨린다. 조급한 마음에 욕지거리가 절로 세어 나온다. 자성 답지 않게 분주하고, 정신이 없었다. 아내의 이름을 외치면서 거실을 훑다 곧바로 방문을 연다. 하얀 침대 위에 몸을 동그랗게 만 여자는 정신없이 잠에 빠져는 듯 보였다.

 

"하.."

 

자성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자성의 눈이 작은 몸뚱어리가 호흡에 맞춰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것을 쫓는다. 아내의 규칙적인 호흡에 날이 선 몸들의 신경들이 진정되는 것을 느낀다.

 

"으으응..."

 

여자의 앓는 소리에 자성이 무릎을 쥐고 일어선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 여자가 옹알거리며 잔다. 곧잘 그러는 아내의 잠버릇이었다. 한 번은 자성이 얼굴을 왕창 찡그리며 아내에게 잠버릇을 알려주자 팔짝 뛰며 아니라던 것이 기억났다.

 

"잠버릇 맞다니까.."

 

혼잣말을 하던 자성이 푸스스 웃는다. 이마를 덮은 머리칼을 살살 치워주자 동근 이마가 나타났다. 손가락이 이마를, 콧잔등을 지나간다. 찡그린 것을 펴주려는 것에 여자가 조금 더 인상을 찌푸린다. 자성은 지금 이 표정을 아내가 본다면 얼굴뿐 만아니라 목까지 벌게질 것이 상상되었다.

 

"아..!"

 

빨간 입술을 만지던 손가락이 입안으로 미끄러졌다. 꿈속에 여자는 무언갈 먹는 듯 자성의 손가락을 휘감아 빨기도 하고 꼭꼭 깨물기도 했다. 그것이 아이가 어미젖을 빠는 것과 닮아있었다. 손가락을 하나 더 넣자 살짝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흐른다. 자성은 여자의 혀가 제 손가락을 휘감는 뜨끈하고 말캉한 느낌에 아래에 피가 몰리는 것 같았다. 여자는 제 입에 있는 자성의 것이 못마땅한지 혓바닥으로 밀어내려 하지만 자성은 그런 혓바닥을 피해 입안을 휘저었다. 입안을 꾹 누르면 볼이 그 움직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자성은 퍽 재미있었다.

 

"우으..어아...아.."

 

우물거리는 입에서 뱉어낸 말이 제대로 된 소리를 갖추지 못한다. 곤히 낮잠에 빠진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자성이 제 손인양 여자의 손을 겹쳐서 발기된 자기 것 위에 올려. 슬슬 문지른다. 자성이 뜨거운 숨을 토해낸다.

 

 

 

***

 

 

 

손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오히려 욕심을 내라 부추긴다. 잠에 빠진 아내를 깨우고 싶다. 감긴 두 눈을 깨워 괴롭히고 싶다. 자성은 여자의 말캉한 혀를 힘주어 눌렀다. 꾹 눌리는 것에 여자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여..보..?"

 

잠에 덜 깬 몽롱한 눈을 맞추고 자성이 그대로 입을 맞췄다. 입천장을 훑고 여자의 입안을 마구 휘젓는다. 손가락을 휘감 던 혓바닥에 자성의 혀가 닿자 맞물려 놀기 바쁘다. 자성의 머리칼을 가볍에 잡았다. 놓았다. 떨어진 입술에 침이 묻어 번들거렸다.

 

"언제 왔어요?"

 

여자는 자신의 손에 닿는 뜨끈한 것에 눈을 돌리자. 멀건 액이 눈에 들어왔다. 당황스러운 눈으로 자성을 보자 싱긋 웃곤 협탁 위에 놓인 티슈를 여러 장 뽑아 여자의 손에 있는 것들을 닦아 낸다.

 

"여보?"

 

"당신 잠 버릇이.. 너무 고약해요."

 

자성의 말에 여자의 얼굴이 화르륵 붉어진다. 아니라고 팔짝 뛰며 자성에게 뭐라고 하자 자성이 여자의 목을 혓바닥으로 쓸었다.

 

"그.. 그게 무슨.. 나 잠버릇 같은 거.. 핫..!"

 

"거짓말."

 

거짓말의 벌인지 이를 세워 목을 콱 깨문다. 잘근잘근 목을 씹는 탓에 여린 여자의 목에 붉은 기가 돌았다.

 

"하앗.. 내가 무슨.. 잠버릇이 있다고.. 자꾸 그래요.. 또 인상 썼다고.. 할 거예요?"

 

아내의 투정에 자성이 씩 웃으며 손가락을 입안으로 넣었다. 놀란 두 눈을 한 여자에게 자성이 재미있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뇨.. 당신이 이렇게 혓바닥으로 내 손가락을.. 괴롭혔어요."

 

입안에 있는 손가락으로 여자는 웅얼거리는 말만 할 수 있었다. 자성은 그 말캉한 혀를 한 번 더 꾹 눌렀다.

 

 

 

***

 

 

 

"아흣.. 여보.. 아파요.."

 

여자는 자기의 가슴을 세차게 빠는 자성의 머리칼을 움켜잡았다. 쪽쪽 거리는 소리가 왜 그렇게 야한지. 여자는 제 귀를 막고 싶을 지경이었다.

 

"아까. 내 손가락을 이렇게 빨았어요."

 

번들거리는 입술을 훔치며 자성이 말한다. 자성이 씩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것이 얄궂어, 여자가 자성의 어깨를 내려친다. 꼭 말아 쥔 손이 자그마해 귀엽다.

 

"그 얘기가..! 아휴.. 자성 씨.. 정말 변태 같아.."

 

흐흥 거리며 웃는 자성의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여자는 얌전히 다리를 벌린 채 자성의 손길을 받아들이려 하자. 자성이 여자의 다리를 좀 더 벌린다.

 

"그.. 그만!"

 

"왜요?"

 

그 물음이 퍽 진지해 여자는 입을 다물었다. 짓궂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도르륵 눈을 굴리는 여자를 보던 자성이 그대로 그곳에 입을 맞춘다. 넘어가는 여자의 신음을 들으며 조금 더 깊은 애무를 한다. 여자는 고개를 젖힌 채 자성의 애무를 받아들인다.

 

"변태라고 하지만.. 당신도 이런 나 좋아하잖아요."

 

자성이. 종종 외설적 행동.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이 여자도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정갈한 이 남자의 본 모습을 자기만 알고 있다는 우월감이라고 할까? 물론 그것도 속궁합이 맞지 않다면 달갑지 않겠지만. 여자가 변태라고 빗대는 자성의 행동은 흥분을 최고조로 올려주는 최음제 같은 것이었다.

 

"알면서 왜 물어요.. 부끄럽게.."

 

자성은 제 얼굴을 부드럽게 매만지는 손을 입술로 이끌어 입을 맞췄다. 손등에 한 번. 손가락마다 한 번. 마지막 손바닥에 한 번. 그 행동을 숭고한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하는 자성의 느릿느릿 한 행동이. 온몸에 입맞춤을 받고 있는 듯, 여자에게 간질간질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너무 좋아요.."

 

속삭이는 듯 작게 읊조리는 소리에 자성이 활짝 웃는다.

 

"나도 그래요."

 

자성은 여자를 끌어안아 제 위로 앉혔다. 마주한 얼굴은 붉고. 땀으로 젖어 있는 것이 퍽 야했다. 발딱 선 것을 잡자 여자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천천히 내려앉아 자성이 들어오는 것을 맞이했다. 내부를 쿡쿡 찌르는 것에 자성을 꼭 끌어안는다. 퍽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박아대는 탓에 여자는 자성의 어깨에 기대서 신음만 흘렸다.

 

"으읏.. 당신이... 진짜.. 내 손가락을.."

 

"흐읏..! 그만해요 진짜! 하아.."

 

자성이 웃자 여자가 자성의 어깨를 콱 물어버린다. 아프라고 한 아내의 의도를 알아차리곤 자성이 말랑한 엉덩이를 콱 하고 잡았다가. 찰싹하고 한 대 때린다.

 

"여보!"

 

꽉 조이는 것에 자성이 한 텀 늦게 대답한다.

 

"하아.. 좋아요?"

 

"아까.. 말했잖아요.. 흐응.."

 

"또 듣고 싶어요."

 

여자의 말을 꼭 들으려는 건지. 빠르던 움직임이 늦어졌다. 애를 태우려는 속셈이다. 자성의 저런 행동에 낯부끄러워하던 건 연애 시절. 그때 끝을 내야 했을 걸 아직도 여자는 끝내지 못 했다. 아니 끝 낼 수 없었다. 솔직한 말로 표현하기엔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얼른. 듣고 싶어요."

 

탁! 하고 쳐올리는 것에 다시 자성에게 안겼다. 천천히 숨을 고르는 동안 자성이 웃는 것이 느껴졌다.

 

"흐으.. 진짜 얄미운 거 알아요?"

 

"빨리.. 듣고 싶어요."

 

"좋아요.."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아요?"

 

애를 태우는 이 행위가 언제 끝이 날까. 여자는 자성의 느릿느릿 한 움직임에 온몸이 녹아 없어질 것 같았다. 입안이 바싹 말라. 목구멍이 따가 울 지경이었다.

 

"자성 씨가.. 하는 거라면.. 다 좋아요.."

 

원하는 말이었을까. 보상과 같은 입맞춤이 여자에게 주어졌다. 자성의 혀가 입안 온 곳을 돌아다녀. 입안을 축축하게 적셔준다. 여자는 자성의 혀를 쫓고 또 쫓았다. 그것이 잡혔을 땐 서로 엉키어 놀기 바빴다.

 

 

끝을 모를 것 같이 굴 던 자성의 허리짓도 속력을 내더니. 여자의 안에 사정했다. 헐떡거리는 두 벌거벗은 몸이 포개지고. 나란히 눕혀졌다. 자성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땀에 달라붙은 여자의 머리칼을 정리해준다. 황홀에 젖은 아내의 눈을 바라보다 꼭 끌어안는다. 잔잔한 자장가 같은 자성의 심장소리에 여자는 귀를 기울인다.

 

"당신 잠버릇이.."

 

"여보.."

 

"들어봐요."

 

자성의 품에 벗어나 얼굴을 든 여자가 자성을 본다. 미소를 머금은 입술에 펄쩍 뛸 마음이 사라졌다.

 

"당신 잠버릇이 얼굴을 찌푸린다던지.. 내 손가락을 마구.. 괴롭힌다던지.. 어떻든 간에. 나도 당신이라면 다 좋아요."

 

말을 끝낸 자성이 제 이마를 여자의 이마에 부딪힌다. 아직도 뜨끈한 열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서로의 몸에 기대서 웃는다. 방안에 두 사람의 숨소리만 고요하게 들리고, 밖은 이제야 해가 지려한다.

 

 

***

 

 

 

썩무한테 잠깐 외출이라 했쟈나요... 이이사님... 일을 그따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