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박구리

변태까진 아니고 정력왕 이중구

중구에게 맞은 뺨이 아직도 얼얼한 여자는 기절한 척 누운 채 곰곰이 생각했다. 어떻게 하다가 일이 이렇게 돼버렸더라? 커다란 손이 머리통을 슬슬 만지는 게 느껴진다. 이곳에 눕혀지기 전까지 개 패듯 맞은 것도 모자라 머리채를 잡혀 질질 끌렸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따뜻함에 생각도 못 끝낸 여자가 눈을 떴다.

 

"일어났네?"

 

느릿느릿 눈만 깜빡이는 여자의 모습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중구가 거칠게 넥타이를 풀려 했다. 화가 많이 났는지 평소엔 쉽게 풀리던 넥타이도 말썽이다.

 

"이 씨발."

 

욕을 짓거리는 입술이 섹시하게 보인다. 여자는 숨을 쉴 때마다 아픈 몸에 절로 인상이 써졌다. 얼마나 맞은 걸까?

 

"상훈이 아저씨가.. 말리지 않았으면.. 나.. 아저씨 손에.."

 

"그 얘기가 왜 나와!"

 

"나 아저씨 손에.. 맞아 죽었을 수도 있었겠다.. 그쵸?"

 

체념한 듯한 여자의 행동에 가라앉았던 화가 다시 치밀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입술에 덕지덕지 붙은 핏자국. 하얀 몸을 다 잡아 삼킬 듯이 물든 멍들. 그것이 보듬어 껴안아도 아깝지 않을 제 연인에게 낸 자신의 흔적이라는 것에 화가 치밀었다. 잘못된 표현 방식에 자기 자신마저 질려버리는 느낌. 여자는 그래서 중구 곁을 떠나려 한 걸까.

 

 

 

***

 

 

 

"쥐 좆만한 년이 천하의 이중구를 가지고 놀아?"

 

붉으락푸르락. 아저씨의 얼굴이 험상궂다. 여자는 언제 제 앞에 저런 표정을 한 중구가 있었나 생각했지만. 그런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자는 그 순간 생각을 마쳤다. 중구의 손에 죽는 것이 가장. 안 될 일이었다.

 

"씨발년아 말을 해봐! 어?"

 

세상 죽는 방법이 여럿인데. 중구의 손에선 죽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게 세상에서 제일 아프지 않게, 평화롭게 죽는다 해도. 여자에게 그것은 가장 최악인 일이었다. 제가 한 짓이 중구에게 어떤 상처를 줬는지 아는 여자는 입을 꼭 다물기로 했다.

 

"주둥이에 꿀이라도 처발랐나!"

 

거칠게 입술을 물어뜯는 것에, 핏자국들이 터져. 피가 흘렀다. 비릿한 피 맛에 여자도, 중구도 인상을 썼다. 사실 비린한 피 맛 보다. 씁쓸한 지금 상황에 인상을 쓰는 게 더 맞았다. 입안에서 난폭하게 움직이는 중구의 혀에 여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여자의 볼이 알사탕을 삼킨 듯 부풀렀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하는 것도 끝. 침과 피가 섞인 키스가 끝이 났다.

 

"거. 별로 달지도 않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번들거리는 입술을 슥 닦으며 중구가 비릿하게 웃는다. 아무런 표정 없는 여자의 볼을 쿡쿡 찌른다. 말랑하게 들어가는 감촉이 눈물이 날 만치 익숙해서 중구는 웃음을 멈추곤 여자를 빤히 쳐다봤다. 울컥하고 끌어 오르는 무언가.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중구가 여자의 셔츠를 벗기려 들었다. 반항 없이 올라간 셔츠 아래에 검붉은 멍 자국들이 다시 중구를 괴롭혔다.

 

"뭔 말이라도 해봐 이년아."

 

거친 욕설을 내뱉는 입과 달리 마른 등을 위로 들어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손길은 다정했다. 여자는 그런 중구의 행동에 눈물만 흘렸다.

 

"왜 울어 이년아."

 

소리를 삼키려는 듯 입술을 꽉 깨문 사이로 흐르는 피. 고통에 잔뜩 찌푸린 얼굴. 그것마저 예뻐 보이는 것이 한심한 중구.

 

"왜. 도망간 놈한테 따먹히는게 그렇 게 싫어?"

 

제가 안아줄 때보다 마른 몸에서 만져지는 뼈의 느낌에 중구는 또 한번 울컥한다.

 

"씨발. 얼마나 처박았으면 계집애 몸뚱어리가 이래? 어?"

 

"하아.."

 

눈물을 삼키느라 참았던 숨을 터뜨리는 것이. 신음과 빼쏘았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느끼냐?"

 

비릿한 중구의 웃음에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부끄러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저런 말들을 내뱉는 것이 중구에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 지 잘 알고 있기에 괴로웠다. 사람들이 거칠고, 입이 험한 사내로 알고 있는 중구는 사랑한다는 낯부끄러운 말은 못해도, 외설적인 말로 여자를 괴롭히진 않았다. 아주 종종 피식 웃으면서 좋냐?라고 물어보는 것이 다였다.

 

"밑에는 니가 벗어."

 

중구는 제 말을 잘 듣는 여자의 행동이 처음으로 못마땅했다. 대꾸 없이 멍든 손으로 허벅지를 감싸는 바지를 힘겹게 벗는다. 중구는 하얀 팬티로 손이 가는 푸른 손을 보고 있었다. 잠깐 머뭇거리던 손이 팬티마저 벗겨 버린다. 그토록 좋아하던 야한 곳이 드러났다. 푸른 멍들 사이에 검은 그곳.

 

"씨발. 언제부터 니년이 내 말을 이렇게 잘 들었어? 어?!"

 

거침없이 아래를 침범하는 중구의 손을 여자가 제지한다. 바라던 행동에 중구는 그곳을 더 파고들었다. 들뜬 여자의 숨소리를 원했건만 여자는 울고 있었다. 중구의 거친 손길이 멎었다.

 

"거 좋아서 우는 거지?"

 

"하읏... 아저씨.. 제발.. 흐윽..."

 

"그래! 말해 봐 씨발년아! 뭐라고 말 좀 해보라고!!!"

 

무엇을 말하려는 움직임은 중구의 손이 목에 가게 만들었다. 잡힌 목을 세게 조르자 켁켁 거리는 여자의 눈은 흰자로 차기 시작했다.

 

"컥... 컥.. 아.. 큭... 아저씨.. 살려.. 컥.."

 

여자의 손이 급하게 중구의 손 위로 올라가 파드득 거렸다. 힘없는 움직임에 중구는 아드득 이를 갈았다.

 

"살려는 드릴게. 니년이 나한테 어떤 년인데."

 

멍 자국 위에 벌건 손자국이 덮혀진 목을 보자니. 중구는 멈추고 싶었다. 어디 성한 곳 없이 멍든, 마른 몸뚱어리. 도망간 여자를 찾아내면 당장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싶다는 생각은, 볼품없이 말라버린 여자를 보자마자 눈 녹듯이 사라졌다. 당장 달려가 여자를 들쳐매는 한이 있더라도 뭔가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뿐. 그것이 생각으로 끝나기 전에 여자의 앞을 막고 이죽거리는 새끼가 눈에 익었다. 체면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내달리던 구둣발이 멈추고. 중구는 저를 기다리는 검정 세단에 몸을 실었다.

 

 

 

***

 

 

 

"그 새끼랑 붙어먹으니까 어떻든?"

 

"무슨 말.. 하악."

 

"그건 니년이 더 잘 알 일이지."

 

발가벗은 여자의 몸을 보던 중구가 여자의 손목에 풀었던 넥타이를 매었다. 꽉 묶은 것이 갑갑한 여자가 인상을 썼다. 여자의 머리칼을 살살 넘겨 주던 중구가 입을 뗐다.

 

"그 새끼가 어떻게 해줬어."

 

넥타이로 결박된 축 늘어진 두 손 위에 자신의 것을 들이 밀었다. 여자의 손이 화들짝 놀라 힘이 들어갔다.

 

"뭐. 그 새끼가 어떻게 해줬든 내 알 바 아니지."

 

쓴웃음을 짓던 중구가 제 물건을 들이밀며 잡으라고 말했다. 달달 떨리는 손이 중구의 것을 잡자 그 안에서 커져가는 중구의 것. 여자는 피스톤질 하듯 그것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한 번도 제 여자는 이런 것을 해 준 적 없었다.

 

"그 새끼한테 배웠어?!"

 

여자는 제 손에서 커져가는 중구의 것을 보고 있을 뿐. 아무 말없이 손을 움직였다. 중구는 제 말에 답을 안 하는 여자가 답답했다.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걸 알면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자니 정말 화가 들끓었다. 씨발년. 중구는 열심 자기 것을 만지는 손을 떼어내곤 그대로 박았다. 별다른 애무 없이 들어온 것에 아플 것인데도 여자는 작은 소리 하나 내지 않고 눈물만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게 중구의 심기를 건드렸다. 짝!하고 중구의 큰 손이 여자의 뺨을 내려쳤다. 그로 인해 여자가 숨을 켁켁 내뱉고. 달뜬 신음을 흘린다.

 

"하악.. 학... 핫.."

 

참았던 소리들이 쏟아 나오는 것을 꼭 다물어 버리려는 것에 중구가 또 한 대 때렸다. 입이 풀리는 동시에 꽉 조이던 아래도 풀렸다. 덕분에 중구의 것이 더 마음대로 안을 쑤셔 박기 시작한다. 여자는 힘없이 중구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심기 건드리지 마. 안 그래도 쥐 좆만한 니년 때문에 화나 미칠 것 같으니까."

 

낮게 으르렁거리는 중구의 목소리. 다 죽은 것 같은데도 여자의 눈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게 퍽 이질적일 법 한데 어울려서 중구는 더 밀어붙였다. 그 눈이 언제까지고 빛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니 년은 그냥 밑에서 질질 쳐 울어."

 

퍽 하고 치받은 것에서 폭발하듯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알알한 아래에 뜨거운 것으로 잔뜩 적셔졌다.

 

"아가리 벌려 이년아."

 

좆머리가 번들거리게 젖은 것을 여자의 입으로 들이 밀자. 여자가 머뭇거렸다.

 

"그래. 니년이 그렇게 나와야지. 내가 좀 할 맛이 나지."

 

중구는 여자의 양 볼을 한 손으로 틀었다. 악하고 열리는 입에 그대로 자기 걸 쑤셔 넣듯 집어넣었다. 목젖까지 점령한 것을 빨지 못한 채 컥컥 거리는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따금 이가 콕콕 박히는 것이 죽었던 것을 금방 세웠다. 입안에서 커져가는 것에 여자는 묶인 두 손으로 그것을 빼려 하자 중구가 여자의 손을 콱 잡아버린다.

 

"거 그 새끼 것도 이렇게 빨아줬을 거 아니야. 안 어울리게 웬 내숭이야. 빨아."

 

여자의 작은 뒤통수를 잡아당겼다. 여자는 괴로워 중구의 것을 깨물었다. 움찔하는 중구의 엉덩이. 여자의 머리채를 뒤로 잡아당겨 내팽개쳤다. 픽하고 옆으로 쓰러지는 힘없는 몸을 두고 저벅저벅 중구가 걸어 탁상 위에 담배를 물었다.

 

"그 새끼 좆이 쥐 좆만해서. 내 좆은 감당하기가 힘들어?"

 

천천히 뱉은 하얀 담배 연기가 중구의 콧구멍으로 들어간다. 몇 번을 뻐금 거렸을까. 거의 다 타버린 담배를 들고 중구가 여자 곁으로 갔다. 발아래 축 늘어난 여자의 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이 보였다.

 

"그 새끼가 뭔 짓을 했는지 난 모르니까.."

 

중구가 깊게 담배를 빨았다. 후하고 내뱉어지는 연기가 사방으로 흩어질쯤, 아직도 발갛게 타고 있는 것을 여자의 허벅다리 안쪽에 비볐다.

 

"아아악!!!!"

 

치지직- 살이 타는 냄새가. 담배 냄새보다 더 깊게 코에 들이찼다. 만족스럽게 중구가 웃었다. 이로써 여자의 몸에 문신처럼 제가 새겨진 셈이다. 그 개새끼는 아직 새기지 못 한 것이. 오롯이 이중구만이 여자의 몸에 흔적을 남겼다.

 

"아파?"

 

눈물을 펑펑 쏟으며 다리를 잘게 떠는 여자의 행동. 담배는 여자의 몸에 상처를 냈는데도 발간빛을 띠고 있었다. 중구는 천천히 제 팔뚝 안 쪽에 그것을 갖다 댔다.

 

"윽.."

 

낮은 신음을 내는 중구를 바라보는 여자가 결박된 손으로 아직도 맞닿아 있는 담배를 떼어냈다.

 

"뭐 하는 거야?!"

 

꿈틀거리는 눈썹. 그것을 보고 여자가 또 엉엉 운다. 하지 말라고 달달 떠는 다리를 바로잡아 중구의 품에 기대 운다. 축축하게 가슴팍이 젖어 드는 것을 중구는 가만히 느끼고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 저를 걱정하는 연인의 울음소리는 처절하고 암울했다.

 

"흑...흐윽... 내가.. 내가 잘 못했어요...흡.. 아저씨.. 이러지 말아요.."

 

다 여자의 잘 못이었다. 중구를 위해 한 자신의 행동이 사실 중구에게 가장 해선 안 될 행동이었다. 죽어도 이 남자. 이중구 품에서 죽어야 하는 게 제 운명이리라. 작은 두 손이 중구의 가슴팍에 놓이고 여자의 입술이 중구의 입술에 포개어졌다. 여자의 혓바닥이 중구의 입술을 간질이고 입안으로 들어갔다. 여자가 처음으로 먼저 해주는 입 맞춤이었다.

 

"니가 뭘 잘 못 했는데? 그 새끼랑 진짜 자기라도 했어?!"

 

중구는 여자를 보고 돌아오던 차 안에서, 상훈이에게 아까 그 새끼가 뭐 하는 새끼인지 알아보라고 시켰다. 하지만 상훈도, 중구도 알고 있었다. 그 새끼가 뭐 하는 새끼인지. 골드문이 들어서기 전부터 재범파와 앙숙이었던 또 다른 파의 많이 설치는 똘마니쯤? 그런 개새끼가 왜. 자기 여자랑 있는 지. 그것이 궁금할 뿐. 상훈이 정보를 모으는 중, 참지 못한 중구가 여자를 때리고, 자기 집으로 끌고 온 것이다.

 

"말해. 잤어? 그 새끼랑..!"

 

다시 중구의 품에 안기려는 여자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고통에 신음을 흘리는 여잘 보면서도 중구는 멈출 수 없었다. 말해! 말해보라고!

 

"아니에요.. 아니야. 아저씨.."

 

"내가 니년 말을.. 어떻게 믿어. 씨발!"

 

여자를 품에서 떼어 놓은 중구의 눈이 축축하다. 덜덜 떨리는 손이 중구의 뺨을 쓰다듬으려 애쓴다.

 

"아저씨.. 울지 마요.."

 

"누가 울어! 씨발."

 

크게 화를 내는 중구가 멀찌감치 여자에게서 떨어져 등을 돌렸다. 태산 같던 등이 추욱 쳐져있다. 여자는 한 번도 저런 중구를 본 적 없었다. 저렇게 힘없는 등과 우는 모습이라니. 여자는 다리에 힘을 주어 중구의 곁으로 갔다.

 

"아저씨.. 나.. 나 봐요.. 나 정말.."

 

"닥쳐!"

 

으르렁거리는 것도. 무섭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이 남자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프게 하지 않을까. 그것만이 여자의 머릿속을 채우고. 입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아저씨.. 내가.. 어떻게 하면 돼요.. 어떻게 하면 아저씨가.."

 

"니년이 뭘 할 수 있는데."

 

"이.. 이거 풀어줘요.. 이거.. 풀어줘요 아저씨.."

 

아직도 여자의 손목을 결박하는 넥타이로 인해 얼룩덜룩한 손목이. 보기 좋게 벌겋다. 중구는 찬찬히 여자를 들여 보다 손목에 묶인 넥타이를 풀었다. 어째서 제가 순순히 여자의 말을 듣고 있는지는 중구도 모를 일이었다. 그저 저 손목이 벌겋다 못 해 피가 맺힐 것 같아서. 그건 또 보기 싫어서. 그랬던 것 같다.

 

 

여자는 자유로워진 손으로 가장하고 싶었던 것을 했다. 발가벗은 여자의 가슴이 중구의 등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중구를 달래려는 듯, 작은 손이 중구의 배를 살살 쓸었다. 그게 중구를 자극 시켰다.

 

"왜. 천하의 이중구한테서 도망쳤는지. 똑바로 얘기해."

 

뒤를 돌아 마주한 중구의 것이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여자는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여자를 아는지 모르는지 중구가 입술을 비볐다. 혀뿌리를 뽑을 키스를 생각했던 여자는 부드러운 혀놀림에 찔금 눈물을 흘렸다. 중구의 목에 여자의 팔을 감았다. 중구의 혀가 집요하게 여자의 혀를 따라 움직이면, 단단 그것도 하늘에 닿으려고 하는 듯이 아래를 치댔다.

 

"하아..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여자에게 중구가 말해라고 보챈다. 여자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중구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 새끼랑 잤어 안 잤어."

 

"안 잤어요.."

 

여자를 그대로 안아 올렸다. 여자가 스스럼없이 허리에 다리를 감자 중구가 인상을 팍 쓴다.

 

"진짜 그 새끼랑 안 잤어?"

 

"정말 안 잤어요.. 믿어줘요.."

 

"근데 씨발. 이런 건 어디서 배워 온 거야."

 

배워 오다니. 한 번도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맺은 적 없어서. 안 했을 뿐이다. 여자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

 

"말 안 해?!"

 

"하.. 한 번도.. 이런 적 없었잖아요..."

 

"아- 여태 다 내숭이었다. 이거야?"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중구는 그게 내숭이던 아니던 상관없었다. 보기에도 약해 보이는 게 함부로 박아대다간 넘어갈 것 같아 여태 안 그랬을 뿐인데. 저 피떡이 된 입술에서 나오는 말이 가관이다.

 

"니 년이 잘 못 한 게 많으니까. 그만한 벌을 받아야지?"

 

중구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에 묘한 위협을 느꼈지만. 여자는 반항하지 않았다. 침대로 던져지듯 앉아 가만히 제게 오는 중구를 끌어안았다.

 

 

 

***

 

 

 

"아! 학.. 앗! 아저씨.. 조금만 천천히.. 학..."

 

"참아."

 

"흐응... 아!"

 

중구를 위해서 여자는 신음을 참지 않았지만 그게 중구를 더 미치게 만들었다. 앙앙 거리며 우는 여자의 모습은 처음 할 때 빼곤 없었다. 첫 길을 뚫을 때. 감추는 방법을 몰라 쉼 없이 내뱉던 소리랑 같아. 몇 번을 빼도 처음처럼 발딱발딱 물건이 섰다. 여자가 힘들어하는 걸 알아도 주체할 수 없었다. 연인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섹스가 아니었기에 더더욱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몸을 크게 움직이던 중구가 여자 배위로 허연 것을 뿌렸다. 몇 번을 했는데도 끝이 날 것 같지 않는 것을 중구 자신도 느꼈다.

 

 

여자의 다리를 M자로 만든 중구는 이미 흠뻑 젖은 곳을 빨았다. 춥춥 거리는 야한 소리가 귓가를 때릴라 치면 여자의 야한 교성이 중구의 귀를 때렸다. 몸을 비비 틀며 여자가 중구의 어깨에 손톱을 박자 중구가 더 세게 그것을 빨았다.

 

"하악!! 학.. 학.. 하앙.."

 

앙앙 거리는 울음을 들을수록, 연인을 자신의 것으로 적시고 몽땅 빨아 먹고 싶었다. 그것이 어디든 핥고, 빠는 것을 멈추기 싫었다.

 

"아저씨.. 그만.. 흐응.. 아앙..!"

 

"니가 그렇게 울수록.. 난 더하고 싶어. 살고 싶으면 그만 울지 그래?"

 

육욕으로 번들거리는 중구의 눈빛에 여자가 크게 몸을 떨었다. 아래가 아픈 것도 못 느낄 만큼, 다시금 중구로 인해 적셔지고 있다. 이미 터진 입을 막기엔 커다란 쾌락에 쌓인 몸이라 힘들었다. 여자 역시 자기 입에서 나오는 음탕한 소리를 줄이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을 것 같아 입술을 다시 꼭 깨물었다. 입술 사이로 씹히는 야한 소리에 중구가 고개를 들어 여자를 봤다. 꼭 깨문 입술에 다시 피가 흐른다.

 

"씨발."

 

피가 흐르는 곳으로 중구의 뜨끈한 혀가 닿았다. 여자의 입술이 움찔 거린다. 할짝할짝 중구가 피가 나는 부분을 핥아 주는 것이 간지러운 동시에 따갑다. 중구는 비릿한 맛에, 여자는 짜릿한 것에 인상을 찌푸린다.

 

"요망한 년. 요부 같은 년.. 씨발."

 

온갖 것으로 젖은 여자의 머리칼을 정성스레 중구가 넘긴다. 행동과 다르게 입은 거침없이 야하 말을 내뱉는다. 여자의 구멍으로 중구의 손가락 두 개가 물린다.

 

"대체 얼마나 더 처박아야. 널찍해질지..읏.."

 

손가락이 약한 내부를 찌르고 긁어대자 여자가 다시 또 앙앙 거린다.

 

"니미.."

 

그대로 여자의 다리를 들어 올려 옆에서 쳐올렸다. 학학 거리며 여자가 시트를 꽉 잡는다. 중구는 여자의 표정을 보고 싶은데도 일단 박기 시작했다.

 

"아저씨! 앙! 하읏.. 아파.. 아파요.. 하악!"

 

여자의 가슴을 꽉 움켜쥐며 거칠게 허리를 쳐올리는 것에 여자가 자지러진다. 여기야?라고 물어도 여자는 앙앙거리면 헐떡이기 바쁘다.

 

"읏.. 내가 니년 첫 길 내줬지? 그치?"

 

"하악... 흐읏!"

 

"빨리.. 말해.. 내가.. 윽.."

 

"나는.. 하악... 아저씨 밖에.. 흣.. 없잖아요.. 하아.."

 

"그래... 쥐 좆만한 년을.. 누가 안아.. 하아.."

 

"하앙.. 학!"

 

"씨발.. 내가 다 길들였지! 으윽.."

 

울컥하고 몇 번 째 사정인지 모를 사정이 이어졌다. 중구가 여자의 배를 살살 쓸어 준다. 중구의 손 위로 여자의 손이 겹쳐지고 여자가 숨을 고른다. 안에 있는 것을 빼지도 않고 여자를 돌리자 툭하고 빠져나온다. 그 아래로 중구의 것이 꾸덕꾸덕 흘러나오고. 둘은 상관없다는 듯 서로를 끌어안았다.

 

"아저씨.. 내가.. 잘 못 했어요.."

 

"니년이 뭘 잘못한 줄은 알고?"

 

마주한 중구의 눈이 웃고 있다.

 

"다시는 안 떠날게요.. 아저씨가 나 꺼지라고 할 때까지.. 절대로 안 떠날게요.."

 

"야 이년아. 내가 꺼지라고 해도 옆에 있어야지."

 

중구가 아프지 않게 여자의 손을 깨물었다. 찡그리는 얼굴에 멍 자국. 깨문 손가락에도 멍 자국. 길고 긴 정사가 끝나서야.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씨발. 이 쥐 좆만한 년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이렇게 때렸을까. 그런 중구의 마음을 아는 듯 여자가 중구의 품에 파고 들었다.

 

"아저씨.. 미안해요. 정말.."

 

"거 됐고. 미안하면.."

 

여자는 화들짝 놀라 중구를 쳐다봤다. 미안하면..? 미안하면 뭐요..? 떨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중구가 나지막하게 웃는다. 여자는 뒷 말이 궁금하다. 또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다.

 

"거.. 왜.. 거 있잖아.."

 

"뭐.. 뭐요?"

 

"아.. 거..!"

 

중구의 험상궂은 인상에 여자는 다시 긴장했다. 뭐 때문에 저렇게 뜸들이지?

 

"아.. 이 눈치 없는 년."

 

여자는 토끼같이 눈을 뜬 채, 눈알을 도르륵도르륵 굴리기 바빴다. 서.. 설마.. 마지막으로 빨아란 말인가?! 여자가 몸을 일으키자 중구의 눈이 여자를 쫓았다. 중구의 것을 손으로 잡는데 중구의 눈이 커졌다. 이 년이 지금 뭐 하는 거야? 머뭇거리던 입술로 죽어 있는 중구의 것이 쏙 하고 들어갔다. 무슨 사탕이라도 먹는 듯이 촙촙 거리는 소리가 야살스럽다.

 

"윽.. 시발.. 뭐 하는 거야.."

 

"하아.. 아저씨가.. 원하는 게.. 이거 아니에요?"

 

"씨발! 그게 아니라! 윽!"

 

뿌리 부분에 있던 손이 고환을 건드리는 것에 준구가 낮게 신음을 흘렸다. 준구의 반응에 여자가 고환을 슬슬 매만진다. 중구는 말할 정신없이, 여자의 머리통을 잡고 제 것을 좀 더 깊숙이 집어넣었다. 켁켁 거리긴 했지만 처음에 했을 때보단 중구의 것을 잘 빨고 있었다.

 

"으윽.."

 

중구가 허리짓을 가해 제 것을 여자의 입안에 뿌렸다. 여자는 삼키지 못 한 채 중구를 보고 있었다. 앙다문 입술이 정액으로 번지르르하다.

 

"삼켜."

 

여자에게 그것은 생소한 맛이었다. 삼킬 용기가 나지 않는 여자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씨발.. 삼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여자가 그것을 꿀꺽하고 삼켰다.

 

"하아.."

 

"어때."

 

"맛이.. 이상해서.. 싫어요.."

 

중구가 그대로 여자의 입술을 삼켰다. 비릿한 맛이 혀를 자극한다. 제 연인이 제 것을 받아먹었다. 아까 제 것을 삼킬 때 움직이던 목울대. 그 야살스러운 소리. 그것들이 오버랩 되면서 아래가 고개를 드는 것이 느껴졌다.

 

 

 

***

 

 

 

결국 기절한 연인을 품에 안고 중구는 잠을 청했다. 중구는 제가 발정 난 개가 된 것 같아 잠이 오질 않았다. 아무리 오랜만에 한 섹스라 해도. 이렇게 제 마음대로 제 연인을 취하다니 미친 새끼라 자기 자신을 욕해도. 제 원하는 만큼 한 것에 대해 만족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아! 이런 니미.."

 

중구는 품에 안긴 연인의 숨결 하나로도 제 좆이 설랑 말랑하는 것 같음을 느끼면서. 연인에게 들으려 했던 말을 생각해 냈다. 물건을 삼키던 그 입술이 뱉어주길 바랐던 말.. 여자가 자주 제게 해줬던 그 말. 그런데도 자기는 하지 않았던 그 말.

 

"존나게 사랑해드릴게. 도망가지만 마."

 

오돌토돌하게 솟아 오른 닭살에 부르르 떨던 중구가 여자를 좀 더 꽉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