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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

phone sex=power sex

중구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어도 받지 않는다. 집에 있는데 전화는 왜 하자는 거냐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욕지거리까지 흘러나온다. 여자는 그럼에도 눈을 꼭 감고 중구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쾅 하고 침실 문이 열리고 인상을 잔뜩 쓴 중구가 여자에게 소리친다.

 

"거 대체 왜 그래!"

 

여자는 중구가 씨발이라는 단어를 삼켰을 것을 안다. 슬며시 웃으면서 전화를 받으라는 행동을 취하자 중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다 당신 좋자고 하는 거니까. 받아봐요. 응?"

 

중구가 씨발이라는 단어를 결국 입 밖으로 뱉고, 전화를 받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중구는 이해할 수 없었다.

 

"화 많이 났어요?"

 

"지금 내가 왜 이래야 하는지 알려주지 그래?"

 

"요즘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거 같아서.. 내가 이벤트 준비했어요."

 

"이벤트?"

 

이벤트란 말에 중구의 눈썹이 아까와 다르게 꿈틀거렸다. 이 거칠어 보이는 남자도 아내의 이벤트에는 약한 남자였다. 여자는 천천히 소파 위에 앉았다. 중구는 갑자기 조용해진 것에 연인을 불렀다.

 

"자.. 잠깐만요."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 중구는 궁금했지만 침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어떤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거야. 중구는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상상을 멈추지 않았다. 피식피식 웃음이 세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씹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중구는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 아니 작은 신음에 귀를 기울어야 했다.

 

"으음.. 여보.."

 

중구는 방문 앞에 서 있었다. 저 소리가 제가 아는 그 소린데, 어찌 혼자 있으랴.

 

"아..! 당신은 밖에 나오면 안 돼요.. 나 지금 다 벗고 있어요."

 

"왜 안되는데."

 

"그.. 그야. 이게 내가 준비한 이벤트니까.."

 

여자는 말끝을 흐리고 당장 문 앞으로 달려갔다. 방문에 등을 지고 앉았다.

 

"나 지금. 방문에 기대고 있으니까. 당신, 문 열면 안 돼요! 알았죠?"

 

중구는 한숨 같은 웃음을 흘렸다. 그러니까 지금 제 어린 아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행동인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콩알 만 한 게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일을 준비했을까. 중구는 흘러나오는 웃음을 감추기 위해 입술을 한번 더 씹었다.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러시나."

 

"당신이 책임져야죠."

 

"할 때마다 살살하라고.."

 

"여보!"

 

"아프다고 내빼면서. 오늘은 감당할 수 있겠어?"

 

"오늘은 평소보다 더 젖을 것 같은데.."

 

달칵 거리고 방문 고리가 돌아가는 것이 보이고. 여자가 문고리를 잡았다. 더 이상 통화보단 그냥 서로 문을 하나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편했다. 여자는 문 열지 말라고 소리치곤 문에 귀를 갖다 대었다. 중구의 반응이 궁금한 탓이다.

 

"난 오늘 봐줄 생각 없어. 잘 생각해봐."

 

"언제는 봐줬어요!"

 

문 너머로 중구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여자는 한결 마음이 좀 편해졌다. 이런 야릇한. 아니 야한 이벤트를 하기가 조금 쑥스러운 감이 있었기에 다 벗고 있다느니, 더 젖을 것 같다느니. 그런 감당 못 할 말을 정신없이 뱉고 있었다. 중구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여자에게 제가 상황을 리드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여자의 머리에 더 이상 '쑥스러움'은 없었다.

 

"당신도. 나처럼 다 벗어봐요. 실은 나.. 팬티만 입고 있어요."

 

여자가 짧게 웃자 중구가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중구는 문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상태였다. 제 연인의 이벤트에 걸맞게, 중구도 바지를 무릎쯤에 걸쳐놓았다.

 

"나도 벗었어."

 

"버.. 벗었어요?"

 

"그래. 다 벗었어. 이제 당신은 뭘 하고 있는지 말해보지그래."

 

"아.. 난.."

 

여자는 중구의 거침없는 말들에 제가 해야 할 것들을 잊어버렸다. 여자는 중구가 이 이벤트를 싫어할 거란 생각을 안 했지만, 또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몰랐다. 중구는 저 문 밖 아내의 얼굴이 딸기처럼 빨개졌을 거란 걸 안다. 콩알만 한 게 누굴 가지고 놀려고. 중구는 이 상황에서 제가 이겼음을 예상했다.

 

"내가 지금 나가는 게 싫으면, 지금부터 내 말을 듣지."

 

"무.. 무슨! 내가 이 이벤트 준비한 거예요. 내 말을 들어야죠!"

 

"그래? 그럼 지금부터 내가 뭘 하면 되는 거지?"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어요.. 내가.. 시키는 데로.. 해요.."

 

"음.. 뭐 그러도록 하지. 당신이 준비한 이벤트니까. 당신이 책임지는 거야."

 

마지막 책임이라는 말이 묘하게 걸렸지만 여자는 아랑곳 않고. 뒤죽박죽 어지럽혀진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중구는 보채지 않고 기다렸다.

 

"당신은.. 내가 오늘 무슨 팬티 입었을 것 같아요?"

 

"글쎄. 이런 날 당신이 무슨 속옷을 입었을까. 내가 선물해 준 거라도 입었나?"

 

"으응.. 맞췄어요. 저번에 당신이 선물해 준 그거 입었어요. 기억해요? 그거 팬티 뒤가.."

 

"망사로 되어 있지."

 

"김빠지게 다 기억하고 있네요."

 

"그야. 당신이 한 번도 그걸 안 입었으니까."

 

"서운했구나.."

 

중구는 아니라는 말을 하려 했지만, 아내에게 선수를 뺏겼다.

 

"평상시에 입기엔.. 조금 민망해서 오늘 같은 날 입을게요. 다시 한 번 선물 고마워요."

 

"보고 싶군."

 

"으음.. 내가 벗지 않고. 손만 넣을게요. 당신이 어쩌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에도. 내가 입은 그 팬티를 볼 수 있게."

 

"그거 좋은 생각이네."

 

중구는 오고 가는 조용한 말에서 천천히 끌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제 손이 그것 위로 올라 간 것도 모른 채. 문 밖의 소리에 집중했다.

 

 

"하아.. 당신 기억해요? 우리 처음 했을 때.. 흐읏.."

 

"으윽.."

 

중구는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며 제 것을 빠르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탁탁거리는 야한 소리가 방문 밖으로까지 퍼졌다.

 

"흐응.. 읏.. 그때 당신이 내 아래를.. 막.. 내 손이 하고있는 것처럼... 하아앙.."

 

중구는 문을 열고 제 아래를 연신 애무하고 있는 아내를 내려다봤다. 붉은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중구는 제 아내를 일으켜 입부터 맞추었다. 서로를 옭아매려는 듯이 혀가 엉켜들었다. 춥춥거리며 누구의 침을 삼키려는지도 모르게 거칠게 달려들었다. 맞춘 입술을 떼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여자는 좀 전 중구가 앉았던 의자에 앉혀졌다. 입술은 아직 서로를 찾아 부대껴있었고, 중구의 손이 여자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프지만 온몸을 간질이는 그 쾌락에 여자가 중구의 어깨에 손톱을 세웠다.

 

"하아.. 하.. 아프잖아요.."

 

"내가 말했잖아. 당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내가 먼저 말했잖아요. 당신이 날 책임져야 한다고."

 

말장난 같은 것에 중구가 웃는다. 중구는 여자를 안아 올렸다. 자연스레 중구의 허리에 여자의 다리가 걸쳐진다. 여자의 입술이 중구의 목을 간질이고, 여자의 손이 중구의 머리칼을 가볍게 움켜쥔다. 곧 여자가 말한다.

 

"빨리 나 책임져요."

 

 

 

***

 

 

 

침대에 여자의 몸이 눕혀지고 중구가 빠르게 그 위를 덮친다. 여자는 그런 중구의 등을 쓸어내리며 달뜬 신음을 들려준다.

 

"오늘 무슨 날인가?"

 

"으음.. 아뇨.."

 

"그런데 왜 이런 이벤트를 하셨을까?"

 

"말했잖아요. 당신 스트레스 풀어주려고.."

 

여자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떼주면서 중구가 웃는다. 제 아내의 걱정이 못 견디게 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여자의 하얀 목에 입을 맞춘다. 쇄골에 입을 맞추고, 어깨에 한 번. 가슴으로 내려와 진득하게 문다. 한 손으론 다른 쪽의 꼭지를 만지며 여자에게 깊은 애무를 해준다. 듣기 좋은 여자의 신음이 중구의 것을 더 크게 만든다. 여자가 손으로 중구의 것을 감싸고 살살 만진다.

 

"흐응.. 이제.. 그만.. 그만하고 넣어줘요.."

 

여자의 팬티는 벗겨지지 않은 채, 그곳으로 들어갈 공간을 위해 옆으로 밀려졌다. 중구는 성난 제 것을 잡아 여자의 깊숙한 내부를 찔러 넣었다. 그 끝없이 아늑한 곳에서 중구는 세상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쾌락과 사랑을 느낀다.

 

"아..아! 여보.. 나 밑에.."

 

"읏.. 안돼.."

 

여자에게 팬티를 벗지 않고 한 쪽으로 밀어 놓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쾌락보다는 불편한 존재였지만 중구에겐 그것이 또 다른 쾌락이었다. 중구는 여자의 엉덩이가 보고 싶어졌다. 제가 꼭 보려 했던. 그 부분! 하얀 엉덩이에 이 망사가 덮여있을 때의 그 모습! 쑥하고 넣었다가 뺀 후, 여자를 엎드리게 만들었다.

 

"여보..!"

 

"가만있어봐."

 

중구는 여자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움찔하고 떠는 그 몸짓이 자극적이다. 중구는 여자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면서 등허리에 입을 짧게 맞추었다.

 

"간지러워요.."

 

"거 좋으면서 내숭은.."

 

"흐응.."

 

여자가 허리를 비튼다. 뒤를 돌아보면서 팬티를 벗겠다 하려던 여자의 생각은, 중구가 말없이 삽입하는 탓에 까마득해졌다. 다시 야한 신음이 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퍽퍽 거리는 외설적인 소리가 났다. 중구의 허리 짓에 맞춰 여자가 움직임을 따르려 하면 중구가 더 세게 박거나 느리게 박아 움직임을 맞추지 못하게 했다. 가늠할 수 없는 탓에 여자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 앙앙 거리다가 눈물을 뚝뚝 흘려내렸다.

 

"여보.. 좀 더.. 흐읏.. 더..!"

 

중구는 아내의 요구에 맞게 더 격렬하게 움직였다. 여자는 앞으로 고꾸라지듯이 넘어져 중구가 밀어붙이는 것을 간신히 받아냈다. 중구의 움직임이 조금 느려지는 듯하더니, 이내 여자의 안에 사정했다. 알알한 아래에 여자의 몸이 축 처졌다. 그러나 아직 이어져있는 것. 그것은 금방 기운을 차려 다시 여자의 내부를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흐으.. 여보.. 잠깐만.."

 

여자가 움직여 중구의 것을 빼내자 그 가운데에서 하얀 액이 흘러나왔다. 여자는 그것을 닦으려고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중구의 것을 물었다. 오럴, 제 아내에게 받은 적이 없었던 것을 받으려니 중구는 더 흥분되었다. 여자는 제 입안에서 불끈하고 커지는 중구의 것을 고스란히 느꼈다. 방금 사정한 탓에 비릿한 맛이 돌았지만 중구가 좋아하는 것이 보였다.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손을 여자의 머리통에 놓이고 중구는 자연스럽게 제 쪽으로 여자를 당겼다. 처음이라 여자는 힘들 법도 한데 힘든 내색 없이 중구의 것을 빨았다.

 

"하아.."

 

중구의 허리 짓이 멈추고. 여자의 입안에 중구가 사정한 것이 담겼다.

 

"뱉어도 돼. 뱉어."

 

여자는 좀 망설이는 듯 있다가 입안에 있는 것을 삼켰다. 비릿한 맛에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생각했던 것보단 괜찮았다. 실은 괜찮다고 넘겼다. 중구는 제 아내의 노력에 답하듯 그대로 입술을 삼켰다. 제 것의 비린 맛에 저 역시 인상이 찌푸려졌다. 추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중구가 여자의 혀를 당기고 빨았다.

 

"후으.."

 

길었던 키스가 끝나고 중구는 고맙단 말 대신 아내를 꼭 끌어안았다. 여자 역시 중구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 발가벗은 두 몸이 가깝게 닿고. 서로의 숨소리가 서로를 간지럽혔다.

 

"사랑해요."

 

"나도."

 

"당신도 사랑한다고 해야죠."

 

"자자.. 어서 자."

 

중구는 여자의 등을 토닥거리며 어린아이 재우듯 여자를 재우려 들었다. 여자는 못마땅한 듯 투덜대며 중구의 품에서 눈을 감았지만. 늘 제 남편이 제게 한 고백을 알고 있었다. 늦게 들어오던 일찍 들어오던 잠든 제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이마를 쓸어주는 것을. 그걸 사랑한다는 말 대신한다는 것도. 지금도 제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심스레 이마를 쓸어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여자는 잠든 척하며 중구의 품에 더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