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관웅은 아내의 단잠을 깨우기 위해 애쓰던 지난밤들과 달리 의식하지 않은 채 문을 닫았다. 덕분에 여자는 곤히 든 잠에서 깨어 관웅을 맞았다. "왔어?" "어." 여자는 제 옆에 누운 관웅에게서 막 샤워를 끝낸 상쾌한 향을 맡는다. "씻었어?" 관웅이 말 대신 여자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허리를 꽉 끌어안은 관웅 때문에 여자가 몸을 뒤척인다. 그런 움직임에도 관웅은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고 더 세게 끌어안는다. "얼굴 보고 얘기했으면 하는데.." "이러고. 조금만 이러고 있자." "당신 정말 아무 일 없는 거 맞아?" 여자에게 말 못 할 것은 없었지만. 아니, 말할 것이 없었다. 정말 아무 일 없었다. 그저 여러 일들이 겹치고 겹치고 겹치고. 그것들을 견뎌낸 건실한 몸에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