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게롤트 평범한 이들보다 큰 덩치에 맞지 않는 어여쁜 호박빛 눈동자와 건강한 피부색. 검정 가죽옷 아래에서도 여실히 존재를 드러내는 조밀한 근육들. 섬세한 그 움직임은 눈으로 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술집에 은신하듯 들어가는 게롤트 뒤를 쫓는 여자의 발걸음은 평소처럼 여유롭지 못하고 급하다. 후드를 덮어 얼굴을 가린 게롤트 앞에 여자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어둠 속에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던 그 눈동자가 번쩍인다. *** 게롤트는 마을 입구서부터 제 뒤를 쫓는 바쁜 움직임을 모를 만큼 둔감하지 않았다. 의뢰가 목적이었다면 당장 자신을 불러 세웠겠지만 그러지 않고 여자는 종종걸음으로 자신의 뒤를 밟고 있었다. 또한 여자에게선 익숙한 두려움의 냄새가 아니라 다른 향기가 폴폴 풍겼다. 게롤트는 여기서 여자가 자신.. 더보기 이전 1 2 3 4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