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박구리

리비아의 게롤트

 평범한 이들보다 큰 덩치에 맞지 않는 어여쁜 호박빛 눈동자와 건강한 피부색. 검정 가죽옷 아래에서도 여실히 존재를 드러내는 조밀한 근육들. 섬세한 그 움직임은 눈으로 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술집에 은신하듯 들어가는 게롤트 뒤를 쫓는 여자의 발걸음은 평소처럼 여유롭지 못하고 급하다. 후드를 덮어 얼굴을 가린 게롤트 앞에 여자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어둠 속에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던 그 눈동자가 번쩍인다.

 

 

 

 

 

***

 

 

 

 

 

 게롤트는 마을 입구서부터 제 뒤를 쫓는 바쁜 움직임을 모를 만큼 둔감하지 않았다. 의뢰가 목적이었다면 당장 자신을 불러 세웠겠지만 그러지 않고 여자는 종종걸음으로 자신의 뒤를 밟고 있었다. 또한 여자에게선 익숙한 두려움의 냄새가 아니라 다른 향기가 폴폴 풍겼다. 게롤트는 여기서 여자가 자신의 신분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산뜻한 향기에 게롤트는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음침한 술집까지 따라붙은 향기를 안주 삼으려던 것이 전부였는데, 그런 그녀가 게롤트 맞은편에 버젓이 앉아 그를 본다.

 

 게롤트가 마주한 여자는 아주 새까만 검정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두 눈동자와 오똑한 콧날. 시체같이 하얀 피부. 팔딱 뛰고 있는 심장의 소리와 냄새가 인간인 것이 분명했지만 낯선 느낌이 공존했다. 게롤트는 여자의 눈동자에서 자신과 같은 호기심이 서려있음을 파악했다.

 

 어쩌면 긴 침묵이 있었을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도. 주인장이 여자가 시킨 맥주 두 잔을 탕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내려놓음으로써 어색한 남녀의 공기를 환기시킨다. 그가 내려놓은 한 잔은 고요했지만 나머지 한 잔은 맥주가 출렁이다 못해 밖으로 튀어나왔다. 여자는 맥주가 넘쳐버린 잔을 제게 두고, 온전한 잔을 게롤트 앞으로 밀었다. 그리고선 장갑을 벗지도 않고 그대로 칠이 벗겨진 테이블을 몇 번 두드리며 생각에 잠긴다. 게롤트는 마침 비어진 자신의 잔 대신 앞에 놓인 새 잔으로 목을 축였다. 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게롤트에게도 자신에 대한 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평소라면 쉽게 자신이 위쳐라고 밝혔겠지만 왠지 게롤트는 그녀에게만큼은 제 신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모처럼 만에 맡는 아주 향긋한 향이 사라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위쳐. 내게 부탁이 있나?”

 

 

 인간들의 인식에는 위쳐가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지만 게롤트는 그것이 숨겨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곧 두려움으로 자신의 향기를 감출 생각을 하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 신분을 밝힌 게롤트는 다시금 맥주를 삼켰다. 여자는 그런 게롤트를 빤히 보기만 했다. 게롤트가 걱정하던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게롤트는 여자가 제 말을 못 들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위쳐라면… 괴물을 상대하는…?”

 

 

 정확하게 제 말을 듣고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을 만난 건 너무 오랜만이라 게롤트 얼굴에 미소가 서린다. 여자는 게롤트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꾹 참았다. 게롤트 몸이 보통 인간보다 훨씬 좋은 것은 알아차렸으나 그가 위쳐라곤 상상을 못했다. 흔히들 말하는 늑대 계열의 위쳐라 눈 색깔이 그리 아름다웠는데도 말이다. 여자에게 게롤트가 위쳐인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그가 자신의 화지 앞에 서 모델을 해줄 수 있는가가 문제였다.

 

 

 “당신도 해치울 괴물이 있나?”

 

 

 게롤트의 질문에 여자는 머뭇거리며 그런 건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두 사람 사이를 찾아온 정적. 게롤트는 침묵을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편에 가까웠는데, 두 사이의 침묵을 먼저 깬 것은 게롤트였다. 습관처럼 목을 긁는 소리와 함께,

 

 

 “그렇다면 날 쫓은 이유가 뭐지?”

 

 “위쳐… 난 당신에게…”

 

 

 머뭇거리는 여자에게서 긴장한 태가 역력했다. 누군가를 지켜보고 이해하려는 것은 게롤트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의 인내심이 쉽게 바닥을 보인다.

 

 

 “용건을 빨리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게도 이로울 건 없어. 날 보느라 주위 시선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은데. 벌써 다들 날 내 쫓고 싶어 하는 눈치거든.”

 

 

 그 말에 주위를 쓱 둘러보던 여자가 난감한 눈빛으로 게롤트에게 자신과 함께 여기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게롤트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의 검자루와 가죽 가방을 챙겼다. 그리곤 잔에 남아 있는 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톡톡 거리는 산이 목구멍을 간질여 게롤트는 다시금 목을 긁는 소리를 냈다. 여자 역시 밖으로 나갈 모양을 갖춘 게롤트를 보며 바쁘게 술집에서 벗어났다.

 

 여자의 뒤꽁무니만 쫓는 게롤트는 그녀의 차림새를 주시했다. 물론 이미 그녀의 얼굴을 보며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을 마쳤지만, 그 얼굴과 다르게 차림새는 조화롭지 못하고 어색했다. 드레스는 물이 빠져 후줄근했으나 그녀의 손을 보호하던 장갑은 구하기 힘든 괴물의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언뜻 드레스 밑으로 보이는 구두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그녀의 머리칼에 어렵사리 매달려 있는 장신구는 또 어떠한가, 볼품없는 장신구에 맞지 않게 결 좋은 머리칼이다. 게롤트는 여자가 있는 집안에 온실 속 화초쯤 된다 생각하며 궁금증을 종결시켰다.

 

 누추한 길목 몇 개를 지나 작은 집으로 게롤트를 안내한 여자가 벽난로에 불을 붙이기 위해 문 근처에 있던 나무 몇 개를 집는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양에 게롤트가 그녀의 손에서 나무를 빼앗아 들었다.

 

 

 “불은 내가 태우지.”

 

 

 게롤트의 말에 여자가 웃으며 고맙단 말을 전한다. 그러고 보니 익숙하지 않은 기름 냄새가 집안에 진동한다는 것을 느낀 게롤트가 주위를 살피자 여자가 곧 제 드레스 위에 천조가리 하나를 덧입는다. 얼룩덜룩한 색깔이 물든 천에서 풍기는 기름 냄새.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게롤트 가슴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위쳐, 당신 이름이 뭐죠?”

 

 

 여자는 순식간에 불이 붙은 벽난로 앞에서 손을 쥐락펴락하면서 언 손을 녹였다. 그러면서 값싼 장신구가 정리하지 못한 머리칼을 다시 정돈한다.

 

 

 “내가 당신에게 부탁할 건…”

 

 “게롤트. 내 이름이 궁금해서 여기까지 부른 건 아닌 것 같군. 유화 냄새인가?”

 

 

 이 혼란의 시대에 유화를 쓰는 여성 화가라. 게롤트는 생각보다 더 흥미로운 상황에 난로 근처에 배치된 의자에 앉았다. 자연스레 제 앞을 따라 선 여자의 얼굴이 사뭇 비장하다.

 

 

 “술집에선 내 소개를 제대로 하지 못했죠. 난…”

 

 “서로 이름을 알면 충분한 것 같은데.”

 

 

 아마 그녀가 제 신분을 밝히지 못하는 것은 마땅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 게롤트의 배려였다. 여자가 고맙다는 말 대신 미소 짓는다.

 

 

 “사람들의 평판과 달리 자상하군요. 게롤트.”

 

 

 그네들의 어쭙잖은 소문들엔 관심 없는 게롤트였으나, 귀가 있기에 저를 감싼. 아니 위쳐를 감싼 소문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게 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이런 일이 처음인 게롤트는 자꾸 웃음이 났다.

 

 

 “잠깐 기다려요. 내게 아주 좋은 와인이 있어요.”

 

 

 여자가 보울이 넓은 잔 두 개와 함께 적색 와인을 가지고 온다. 게롤트가 앉은 의자 옆 작은 테이블에 잔을 놓고 꽤나 많은 양을 부어준다. 또 자신의 몫으로는 그 절반쯤 되게 붓는다.

 

 

 “우연찮게 당신을 봤어요.”

 

 

 의자에 앉은 탓에 게롤트가 그녀를 올려다보는 자세인데, 장갑은 언제 벗었는지 곱고 보드라운 손바닥이 게롤트 얼굴을 감싼다. 유화의 냄새도, 진한 와인의 향들을 물리치는 여자의 강렬한 냄새. 게롤트가 순종적으로 그녀의 손길을 받아낸다.

 

 

 “당신의 상박과 대퇴부…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평생을, 당신만. 찾아다닌 것 같거든요.”

 

 

 그의 거친 피부를 쓸며 여자는 가죽 옷에 손을 옮겼다. 단단한 근육들이 너무나 여실하게 제 존재를 드러내서. 여자가 침을 삼켜냈다. 그토록 원하던 완벽한 피사체. 그에게서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테스토스테론. 지상에 이런 완벽한 피사체가 있다니, 여자는 평생을 쫓아도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넘치는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곤란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이런 노골적인 자신의 눈과 손길이 행여 불쾌하지 않을지 걱정스러웠지만- 그런 것들을 깊게 신경 쓸 수 없을 만큼 게롤트의 몸에 매료됐다.

 

 

 “게롤트… 오늘 처음 본 당신에게 굉장히 무례일 수 있지만…. 당신의 나체를 화폭으로 남기고 싶어요.”

 

 “내 얼굴을 별로란 건가?”

 

 

 게롤트의 농담에 여자가 웃었다. 몸을 지분대던 손길이 거둬 지고 다시금 그의 얼굴로 손이 간다. 남성적인 눈썹 뼈를 훑고 거친 뺨에서 눈 안쪽으로 손길을 옮기다가 강하게 존재를 뽐내는 콧날에 미끄러지듯 안착한다. 그리곤 아름다운 입술 선을 매만지다가 그의 이마에 제 이마를 부비는 여자. 감긴 눈이 떠지고, 검정 눈동자와 호박빛 눈동자가 마주한다.

 

 

 “모든 게 다 완벽한데. 특히나 당신 눈동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눈동자가 날 당신에게 이끌었죠.”

 

 

 모든 것이 달콤한 여자의 속삭임에 게롤트가 맞닿은 이마를 뗀다. 그리고선 잔을 들어 건배를 취하는 행동을 취한다. 여자가 그에 응답하듯 잔을 마주치면 청아한 소리가 둘 사이를 환기시킨다.

 

 

 “나만 벗는 건 불공평한 것 같군.”

 

 

 게롤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리 없는 여자가 스스럼없이 드레스 위를 덮은 천조각을 벗는다. 허름한 드레스 뒤를 조인 끈을 게롤트에게 풀어 달라고 요구하자 손쉽게 줄을 풀어 드레스를 벗긴다. 드러나는 속옷은 또 맞지 않게 귀한 실크다. 조화롭지 못한 탓에 게롤트가 웃자 여자가 뒤를 돌아 그와 눈을 맞춘다.

 

 

 “나와 이래도 괜찮은 건가?”

 

 “안 될 것 없죠. 하지만 게롤트, 당신부터 벗죠.”

 

 

 미처 벗기지 못한 그의 상의가 벗겨지자 상박에 자리 잡은 상처들이 눈에 띈다.

 

 

 “당신에겐 없는 상처들이겠군.”

 

 

 게롤트의 말에 여자가 그의 상처 군데군데를 뜯어보다가 손을 댄다. 얼굴보다 좀 더 부드러운 몸의 살결, 그 위로 미끈한 상처들의 촉감. 어쩜 이렇게 완벽하지? 여자는 게롤트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단 생각을 한다.

 

 

 “게롤트… 이 많은 상처들이… 꼭. 존재해야만 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당신에게 있네요.”

 

 

 계속해서 자신을 찬양하는 여자에게서 은근한 흥분의 냄새가 풍기기 시작한다. 게롤트는 와인을 한 모금 더 삼킨다. 부드러운 손길에 몸을 맡기며 힘을 풀어 의자에 좀 더 기댄다. 한결 편해 보이는 게롤트의 태도에 여자는 마음껏 그의 상체를 눈에 담는다. 쇄골 옆, 왼쪽 어깨에 난 상처를 한 번 더 만지고. 단단한 팔뚝을 스쳐 거친 손을 한 번 꼭 잡곤. 그의 상박을 다시금 본다. 오른쪽 가슴팍에 난 상처와 복근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가 외사 복근에 난 흉터도 눈에 담는다. 그 상처를 몇 번이고 만지다가 게롤트에게 바지를 벗을 것을 요구한다.

 

 게롤트가 바지를 벗으려고 일어난 탓에 여자의 시선도 위로 같이 올라간다. 자신을 따르는 검은 눈동자의 움직임에 게롤트는 갈증을 느꼈다. 벌써 여자가 따라 준 와인이 바닥을 보인다. 비어진 잔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던 여자의 손목을 잡은 게롤트가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삼킨다. 진득하게 붙어진 입술은 서로를 삼키기 급했다. 여자가 팔을 들어 게롤트 목을 감싸고 부족한 높이를 맞추기 위해 까치발까지 들었다. 그런 여자의 노력에 게롤트가 번쩍 들어 안으면 자연스레 그의 허리춤을 감는다. 어디까지 밀고 들어올지 모르겠으나 끝까지 밀어 넣는 혀와 허리를 지분거리는 거친 손길에 여자의 입에서 탄성이 나온다.

 

 아래가 비비적거려지니 게롤트의 앞섬이 부풀어 여자의 아래를 간질인다. 단단한 아래에 흠칫 놀라 좀 더 높이 그에게 안겨들려고 하면 게롤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안고 침대로 향한다. 맞닿은 입술을 뗀 여자가 멈추란 말을 하지만 이미 여자의 몸은 침대 위였다.

 

 

 “게롤트! 잠깐…! 잠시만…”

 

 

 게롤트 역시 무릎으로 여자가 누운 침대 위를 점령했다. 제 두 다리 사이에 있는 게롤트, 그리고 그의 부푼 중심. 게롤트가 벗을 것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고, 여자에겐 아직 두 개가 남았다. 그녀의 몸을 감추고 있는 실크를 단번에 끌어내린 게롤트는 여자의 목덜미에 제 이를 박았다. 날카로운 통증과 쾌감이 함께 몰아쳐 지탱했던 여자의 몸을 무너뜨린다. 달콤한 향이 게롤트 코를 스치고, 그가 깊게 숨을 들이켜 그것을 삼킨다.

 

 

 “그만. 게롤트. 그만!”

 

 

 게롤트가 목을 긁는 소리와 함께 멈추기 싫다 말한다. 여자 또한 이 상황이 싫은 것은 아니었으나- 계획에 없던 순간이었다. 그의 아름다운 자태는 이성을 잃게 만들기 충분했지만 여자는 자신이 남기고자 하는 업적이 있었다. 가까스로 그를 밀어냈지만 한 번 더 입을 맞추거나, 그가 제 허벅지를 쥐어 버린다면 속절없이 당하리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려했듯 게롤트가 제 허벅지의 반쪽만 한 여자의 허벅지를 움켜잡는다. 은근한 압박과 함께 엄지손가락으로 지압하듯 윗부분까지 올라오는 손길에 결국 여자가 먼저 게롤트 얼굴을 붙잡고 입술을 찾았다.

 

 두 사람 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이 되어 서로를 깊게 애무하기 바쁘다. 여자는 게롤트의 물건을 잡으려 손을 움직이다 그 흉흉한 크기에 깜짝 놀란다. 온몸이 붉게 물든 여자를 보면서 게롤트가 웃는다.

 

 

“시체처럼 희멀건 당신 피부가, 이제 좀 사람 같군.”

 

“게롤트, 당신… 크기가…….”

 

 

 이제 익숙해진 그가 목을 긁는 소리. 좀 더 깊은 애무가 필요하지만 이미 그녀도 많이 참은 상태였다. 그리고 더 아래를 적신다 해도 저 크기를 감당할 수 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여자의 고민이 게롤트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가 침대에서 벗어나 향유가 어디 있는지를 물어본다. 대단한 얘기인 듯 감탄하던 여자가 향유의 위치를 알려준다. 게롤트가 움직일 때마다 그의 대퇴근 움직임과 엉덩이를 마음껏 눈에 담는다.

 

 검지와 중지에 향유를 듬뿍 묻힌 게롤트는 우선 검지로 여자의 안을 넓혔다. 미끈하고 뜨끈한 느낌이 좋아 한참을 안에서 놀다가 곧 중지까지 넣어 속을 채웠다. 끙 앓는 소리와 함께 여자가 게롤트의 입술을 찾는다. 촙촙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질척한 아래의 소리가 공존한다. 두 개의 굵은 손가락이 안을 넓히다가 깊은 안쪽을 찌르자 여자의 허리가 휘면서 게롤트를 밀어낸다. 여자가 반응한 그곳을 다시금 여러 번 자극하면 작은 손이 그의 거친 움직임을 저지하려고 애쓴다.

 

 

“아… 게롤트, 조금만 더… 좀 더…!”

 

 

 여자의 몸이 크게 들썩이고 손가락만으로 아래가 흥건히 젖는다. 게롤트가 한층 더 커진 제 물건을 축축하게 젖은 은밀한 부위에 비비적거리면 여자의 허리가 그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인다. 어서 들어오라는 채근이었다. 제 아래에서 잔뜩 엉망으로 얼굴을 붉힌 여자를 보며 게롤트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곧 커다란 물건이 좁은 입구를 향하고, 뜨겁고 진득하게 제 물건을 감싸는 내부에 게롤트가 숨을 크게 들이 마신다.

 

 그의 허리가 힘을 실어 깊게 움직이면 그 힘을 못 이겨 여자의 몸이 위로 딸려 올라간다. 게롤트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여자의 허리를 잡고 아래로 당긴다. 더 강하게 닿는 움직임에 여자의 발가락이 절로 오므라든다. 짐승 같은 쾌락의 울부짖음과 함께 게롤트의 움직임에 맞춰서 함께 널뛰는 여자의 몸이 야하기 그지없다. 유륜을 따라 핥다가 바짝 정점에 오른 것을 깨물며 게롤트가 더 깊은 쾌감을 선물하면 착실하게 안을 조아 여자도 게롤트에게 쾌감의 정점을 선사한다. 게롤트 역시 짐승같이 목을 긁어대며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아직도 선명하게 자신의 향을 풍기는 여자에게 제 향을 남기고 싶은 게롤트는 추삽질에 더욱이 힘을 가했다. 익숙한 크기의 물건이 아니라 고통이 계속 있었지만, 여자는 생에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쾌감에 눈앞이 다 하얘지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찌걱이며 아래를 밀어붙이는 그의 힘도, 제 몸을 꾸욱 누르는 무게감도. 모든 것들이 다 오직 쾌락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이- 이번엔 게롤트와 여자의 몸이 동시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사정으로도 여자의 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

 

 

 

 

 

 한 번의 사정이 끝난 게롤트는 그 여운을 느끼며 물건을 빼지 않고 천천히, 또 깊게 물건을 움직였다. 그 느릿한 상하운동이 그의 물건 크기를 세세히 그려내는 것 같아 여자가 눈을 꾹 감으며 신음을 흘렸다.

 

 

 “게롤트…”

 

 “이게 더 기분 좋은가 보군.”

 

 

 여자 얼굴에 들러붙은 머리칼을 정리해주면서도 게롤트는 허리를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으응… 게롤트… 내 몸이… 사라질 것 같이… 아아…!”

 

 

 자신의 허리춤을 꽉 안고 있던 여자의 허벅지 하나를 잡아 올려 제 어깨에 걸친 게롤트가 자신의 무게와 함께 끝까지 물건을 밀어 넣자. 여자가 자지러지는 신음을 내뱉으며 게롤트 목덜미에 바튼 숨을 뱉는다. 그것으로도 풀리지 않는 듯, 하얀 그의 머리칼을 움켜잡으며 신음을 숨기지 않는다.

 

 처음 그의 물건이 안을 들어올 땐 몸이 갈라지는 고통으로 소리를 질렀지만, 지금은 온몸이 녹아내릴 듯 뜨겁고 선명한 쾌락에 부서질 것 같았다. 눈앞이 계속 하얗게 변해 게롤트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쾌락이 게롤트도 만족스러운지 열심히 깊은 곳을 찌른다. 다시금 흥건하게 아래를 적신 여자의 아래를 만지면서 게롤트가 여자를 뒤집었다. 자신을 가득 채우던 그의 물건이 빠져나가는 그 틈이 어찌나 소름 끼치던지 여자가 몸을 잘게 떨었다. 엎드린 여자의 엉덩이가 곧 위를 향해 올라오고 다시금 게롤트 물건이 여자의 안을 채운다. 그의 허벅지가 여자의 허벅지와 부딪히면서 생기는 마찰음. 그리고 계속해서 찌걱 거리는 교합부의 소리. 몰려오는 사정감에 게롤트가 허리 짓 속도를 늦추자 여자가 안을 강하게 조이면서 그만 사정하라 말한다. 하지만 게롤트는 아직이라며 목을 긁는 소리만 연신 낸다.

 

 

 “제발… 게롤트, 그만…”

 

 

 여자의 사정에 하는 수 없이 게롤트가 추삽질 속도를 다시금 빠르게 올린다. 그의 엉덩이가 힘으로 쩍 갈라지고, 천천히 여자의 등에 게롤트가 무너져 입술을 내린다. 묵직한 그의 무게와 아래의 느낌. 완벽한 그 느낌에 여자가 여운을 즐기면, 그녀의 고개를 잠깐 틀게 한 게롤트가 입술을 맞물린다. 더 이상 여자의 냄새는 없었다, 게롤트의 냄새만이 온 집안을 뒤덮었다. 이는 게롤트만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정액 냄새는 여자 역시 맡을 수 있었다. 아주 야한 향이 집안 곳곳에 내려졌다.

 

 

 

 

 

***

 

 

 

 

 

안녕하세요! 연휴라고 미루고만 있던 위쳐를 봤습니다. 게롤트 역할을 한 헨리 카빌 배우 몸이 너무 좋더라구요. 덕분에 썰을 한 번 풀어 봤네요 ㅎㅎ 막 방금 보고 썰 푼다고 제목도 사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위쳐에서도 베드신이 없는 건 아닌데- 만족을 못 하겠더라고요. 허허... 아무튼 그래서 오랜만에 썰을 또 끄적여봤습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